본문 바로가기

나를 아는 남자 (도진기) - 드디어 한국에 이런 작가가! 나는 추리소설 매니아다. 근 10여년 동안의 취향은 미야베 미유키, 와카타케 나나미. 잔잔한 이야기가 있는 추리소설이 좋다. 우리 이웃, 사회, 주변에 관심이 있는 시선이 좋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면 더 좋다. 하지만 이 두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만만치가 않다. 이야기를 가벼운듯 술술 풀어나가다가 결정적일때 읽는 사람의 마음을 헙! 하게 만드는 긴장이 있다. 잔잔하지만 루즈하지 않은. 한국 추리 소설을 일부러 읽지 않은건 아닌데, 뭐랄까 내 취향에 딱 맞는 소설이 없었다. 왜 내 취향의 추리소설은 일본 미국에서만 나올까 늘 궁금했다. 우리나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최근 범죄에 대한 책, 티비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걸 느끼는데 과연 관련이 있는걸까. 역시 추리 소설은 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
전자책에 SD card 추가 성공 리디북스 페이퍼 3세대를 현재 3년 반 넘게 사용 중이다. 그리고 리디셀렉트를 미국에서 이용 중이다. 여태 용량이 적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5.7기가 정도 되는 용량이 기본으로 주어지는데, 틈틈히 기간 만료 된 책들을 지워 주거나 재미 없던 책을 삭제 해주었더니 그럭저럭 쓸만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나는 올해 책을 더 많이 읽기로 결심했고, 그래서 추가 메모리를 넣어 보기로 했다. 그래야 공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었다 하는 변명을 할 수 없을테니. 아마존으로 SanDisk Ultra microSDHC 64GB 메모리 카드를 11.69불에 구입. 다음날 도착하자 마자 넣어 보았다. 방법은 매우 간단. 1. SD카드를 전자책 왼쪽 아래 공간에 아답터 없이 넣어주고 살짝 삐져 나온 상태 그대로 커버를 닫아..
리디북스 페이퍼 3년 반 사용기, 여기는 미국 내 블로그의 가장 인기 글은 2019년 이북 리더기 리디북스 페이퍼 6개월 사용기! 수많은 책 리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 글이 가장 많이 읽히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 이쯤에서 3년 6개월 동안의 찐 사용기를 써보려 한다. 내 리뷰가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게, 약간의 자기소개를 하자면. 나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1년 다니고 그 뒤 20여년을 미국에서만 살아왔고, 한국 책은 늘 엘에이 한인타운의 서점에서 구입해왔다. 지금도 서점은 가지만, 지금의 독서는 이북 80% 종이책 20%라고 말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면 평균에서 아주 조금 더 책을 좋아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짠순이 기질이 있어서, 한국 서점에서 비싼 한국 책을 마음 놓고 사본적은 없다. 15년 전쯤 딱 한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2..
역행자 (자청) - 조금 다른 경제적 자유에 이르는 길 가장 바쁜 2021년을 보내고 한숨 돌릴때 쯤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치료를 받고 쉬고 하다보니 몇개월이 금방 지나버리고.. 한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바쁜 시간에는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고, 이제 다시 빡독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이 책이 나타났다. 여긴 미국이라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구입하여 바로 읽기를 시작했다. 전자책 만세!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서 후에는 반드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이렇게 해왔던 블로그가 있으니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써보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뭐랄까 다른 자기계발서, 경제적 자유에 관한 책에 비해 좀 더 한국적으로 현실적이고 그래서 강렬하다. 가장 요즘 한국 자기 계발서 같달까. 속된말로 찌질했..
[산문] 즐겁고 해로운 취미 - 나의 작은 술 역사가 혼술에 이르기까지 (featuring 이이치코 소주)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를 보고 같은 주제로 내 산문을 쓰고 있다. 이번 주제는 즐거운 '술'이다. 나 또한 취중진담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술을 마시면 멍청해지고 마냥 웃게 되어서 진심은 맨정신일때 더 잘 말할 자신이 있다. 내가 술이 많이 취했을 때 한 말들은 아무 의미가 없는 그냥 바보 같은 말들이다. 술은 나에게 즐거움, 휴식이고 진지한 의미는 없다.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수다를 떨며 먹는 술을 좋아하고, 유난히 열심히 일한 어느 날 저녁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마시는 술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잘 통하는 애인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먹는 술도 좋다. 이렇게 술에 대해 내 스타일을 말할 수 있기까지 20년이 걸렸다. 한국에서 스무살이 되기 전에 친구들과 몰래 마시기도 했고, 대학시..
[산문 써보기] 안경과 왼손 - 포기한 것과 얻은 것들 작년 말,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재미있게 읽고, 내 산문을 써 보기로 했다. [안경과 왼손]은 책의 주제 중에서 어쩌면 가장 묵직한 메세지가 들어있는거 같다. 작가가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고 또 새로운 것을 얻으며 삶의 방향이 흘러간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이 주제를 가장 처음에 배치 했을까. 책의 구성이 재미있다. 나에게도 포기해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다니던 학교를 포기하고 친구들을 떠나 가족들과 이민을 가야만했던 스물한살을 시작으로, 약대 공부를 포기해야 했던 20대 중반, 버티고 버틴 전공관련 직업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직장을 구했던 20대 후반, 나름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혼자 일을 시작하기로 했던 내 30대 중반.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는 큰 포기의 시간들이 있었다. 포기..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 술술 읽히는 산문, 작고 소중한 삶의 의미들 혼자 조용히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도 작은 일들은 생기기 마련이다. 오랜만에 찾아 온 우울함, 방황, 이 감정들이 싫지는 않았지만 계속 둘 수는 없어 어떻게 달래면 좋을까 고민하다 서점에 가보기로 했다. 책을 온라인으로 오더하고 e-book으로 보고 무려 미국땅에서 한국 책을 이래저래 편하게 보고 있지만, 아직도 "그냥" 서점에 가고 싶은 날이 있다. 서점까지 가는 그 길, 막 들어섰을때의 책 냄새, 책을 손으로 슥 뽑아 한번 훑어 보는 그 시간들. 역시 서점에 가는 건 책을 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보통 서점에서 어슬렁거리다 마음에 드는 책을 꺼내면 표지와 작가 소개, 띠지를 슥 보고, 멋대로 손이 가는 한 부분을 펼쳐 읽어본다. "여수의 영화관과 햄버거". 작가는 여수로 혼자 차를 ..
첫 몰스킨 (Moleskine) 구입 그리고 아이폰 12 미니 2021년 무슨 플래너를 고를까 고민하고 싶었지만.. 이놈의 미국엔 예쁜 플래너가 잘 없다. 고민할 수도 없다는 얘기. 추운 12월이 되면 교보문고 문구 코너를 서성거리며 플래너를 찾던 그리운 시간들. 작고 심플한 플래너가 필요한데.. 거의 유일한 선택지인 아마존을 뒤지기 시작했고 열페이지 정도가 넘어가자 더 이상 새로운 플래너는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다들 크기가 컸고, 디자인은 투박하고, 색깔도 화려했다.. 나는 세 번째 페이지쯤으로 다시 돌아가 몰스킨을 클릭하고 작은 사이즈를 찾기 시작했다. 포켓 위클리 플래너. 발견. 이렇게 내 첫 몰스킨을 주문하고 다음 날 작고 부드러운 실물을 만났다. 12월엔 아이폰 미니 블랙도 샀다. XR을 썼던 난 정말 너무 커서 불편했다. 내 작은 가방도 늘 꽉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