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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자 (자청) - 조금 다른 경제적 자유에 이르는 길

가장 바쁜 2021년을 보내고 한숨 돌릴때 쯤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치료를 받고 쉬고 하다보니 몇개월이 금방 지나버리고.. 한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바쁜 시간에는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고, 이제 다시 빡독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이 책이 나타났다. 여긴 미국이라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구입하여 바로 읽기를 시작했다. 전자책 만세!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서 후에는 반드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이렇게 해왔던 블로그가 있으니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써보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뭐랄까 다른 자기계발서, 경제적 자유에 관한 책에 비해 좀 더 한국적으로 현실적이고 그래서 강렬하다. 가장 요즘 한국 자기 계발서 같달까. 속된말로 찌질했던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저정도는 아니었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럼 출발점이 달라져버린다. 학창시절 내내 게임만 하고, 사람들과 소통이 어렵고, 외모마저 주눅들었던 저자와 비교하면, 나는 공부도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도 잘 하고 외모도 나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내가 요즘에 그 출발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달간 이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역행자 1단계의 자의식 해체가 딱 이 고민을 건드려버렸다. 

 

저자는 부자에 공부도 잘 하고 예쁜 사촌 누나와 본인을 비교했는데, 나는 그 어딘가 중간 즈음에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사촌누나 쪽에 좀 더 가까웠을 수 있다. 경제적인 상황만 빼면 나머지는 매우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난 그때 우리집이 여유있다고 여겼다. 하나도 부족한거 없이 지원해주셨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를 하고, 사고 싶은게 생겼을 때 못해주신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아버지와 만점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아래에서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그 계속 이어질것 같던 생활에 브레이크가 걸린건 내가 21살 미국에 이민 오고 나서부터 였다. 미국에 와서 적응하며 겪은 마음 고생이야 다 말할 수 없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국에 그대로 살았어도 상황은 비슷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은 따로 재테크를 하지 않으셨던거다. 우리에겐 매일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와 집 한채가 전부였다. 

 

한국 미국을 떠나서, 스무살이 지나서 대학교를 다니고 사회 생활에 눈을 뜨면서 나는 우리집이 경제적으로 빠듯하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에 온 후에는, 가족 중 그나마 영어를 가장 잘 했던 내가 모든 대소사를 관리했는데, 눈 앞에서 숫자와 현실을 보며 더 자세하게 알아버린것 같다. 불행하게도 이 때 우리 가족은 일종의 부동산 사기를 당하고 예전보다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데, 책임감 강한 우리 부모님은 억척스럽게 일해서 생활을 이어나갔고 다행히 무척 건강하셨다. 덕분에 나는 유학생도 아니면서 늦깍이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20대 중후반까지 부모님의 지원 아래 곱게 자랄 수 있었던것이다. 

 

이게 과연 좋은걸까. 금수저 은수저가 아닌데 부모님의 희생 덕분에 편하게 살아온 삶. 공부가 늦어진 탓에 서른이 지나서야 난 냉혹한 현실을 깨달았고, 이 현실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내가 20대이고 부모님이 아직 젊고 일하실 때 이 모든걸 깨닫고 투자를 시작했더라면 지금은 좀 달라졌을텐데. 차라리 내가 고생하며 자랐다면 일찍 철이 들었을텐데. 우리 아버지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는걸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일찍부터 나서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갔을텐데. 누가 들으면 이런 불효자가 있나 하겠지만, 30대 이후 극 현실주의자가 되어 버린 나는 이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과는 별개로 말이다. 

 

이게 바로 나의 자의식이었다. 역행자 1단계에서 나는 자의식 깨기를 시도했다.

부모님이 나를 부족함 없이 키워주신건 그저 감사할 일이야. 부모님이 여유가 없다면, 내가 부자가 되면 어떨까. 이제 그 방법을 한번 연구해보자. 

 

여기서부터 나는 더 흥분해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좋은 시작점이었다. 7단계까지 술술 읽혀서 그 날 밤에 완독을 했고, 나는 노트 하이라이트도 하고 내 생각을 다이어리에 적기도 했다. 

 

바빴던 일과 (나는 작년에 정말 좋은 성과를 얻었다.) 아팠던 몸을 핑계 삼아 독서를 멀리했던 것을 반성하며.. 그리고 때마침 나타나준 이 책에 감사하며 역행자 7단계를 실행해보려 한다. 시작점은 하루 두시간 독서와 글쓰기이다. 그리고 비지니스 실행. 엥 두시간이나 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미 거의 2시간 째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신기하다. 이 중요한 과정에 내 시간을 많이 투자해보려고 한다. 아직도 치료를 받는 중이라 단시간에 결과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3개월 후에 역행자 이야기를 다시 올려볼 생각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