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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 교토는 특별해, 설렘 가득한 여행 계획 짜기

2015년에 오사카를 다녀왔다.

 

2주 조금 안되는 기간이었는데, 나는 초행인탓에 교토에 이틀 정도 머물고 나머지는 다 오사카 여행으로 하자 라고 계획을 짰었다. 일본 여행을 자주 하는 친구와 함께여서 조금은 기대는 마음도 있었다.  

 

먼저 이틀을 교토에 머무르면서 기요미즈데라, 긴카쿠지, 도지, 기온 등등을 다녀왔고 아 예쁜곳이네 하며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사카로 넘어왔다. 오사카는 재미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교토가 괜히 생각나기 시작했다. 왜 자꾸 생각나지. 

 

원래 여행할 때 큰 계획만 짜고 디테일은 도착하면 생각하는 타입이라 가끔은 계획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는데, 어느 날 오늘은 교토에 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복잡한 우메다에서 한큐센을 타고 교토로 달려갔다. 

 

현지에서 만난 오사카 로컬 분이 추천해 주셨던 니조성에 일단 갔다. 어? 교토에서 니조성 안갔어? 거기 가볼만한데.

니조성은 웅장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교토에 오면 머물렀다는 니조성은 화려하면서도 차분했다. 맨발로 들어가 성 안을 투어하는게 가능했는데 교토에서 보았던 건축물 중에 가장 개성있는 건물이었다.       

 

다음은 기온. 기온의 건축물은 일본 건축물 중에서도 유난히 전통적이고 병적으로 깔끔해보였다. 하지만 천천히 걸으며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에 기온 만한 곳도 없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관광지 보다는 그 지역의 골목을 걸을 때 여행의 만족도가 커진다. 며칠전에 왔을때 처럼 그냥 천천히 골목골목을 걸었다. 

 

기요미즈데라의 야간 개장에도 가보고 싶었다. 11월 초 한정. 낮에도 그렇게 예쁜데 저녁은 어떨까. 비온 뒤여서 촉촉해진 가을 저녁 날씨에 은은한 조명으로 비춰지는 기요미즈데라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렇게 교토에 하루 다녀온 뒤 오사카로 돌아가 다시 엘에이로 돌아왔다. 그때 생각한건, 다음엔 교토에만 와야겠다. 교토 너무 좋다. 

 

그리고 나는 2018년에 도쿄를 방문해 일본의 도시 문화를 느끼고 도쿄 특유의 감성을 잔뜩 담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년도 여행계획을 생각하니 역시 교토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곳이 별로 끌리지 않는다. 

 

 내 일의 특성상 이번 교토도 가을이 될 것이다. 봄 꽃놀이도 가고 싶지만 그건 조금 미루고 교토 가을을 한번 더 보는걸로. 

 

임경선 작가의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는 여행 스팟을 콕콕 집어주는 안내서가 아니고, 교토 특유의 정서를 작가의 경험에 비추어 소개하며 교토에 흥미를 갖게 하는 책이다. 누군가는 정보가 너무 없다 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그냥 관광지를 알려주는것 보다 이렇게 여행지의 정서에 대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게 여행의 재미를 극대화시켜주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나는 굉장히 좋았다.   

 

기억에 남는 구절을 한개 골라보았다. 이 구절이 교토의 정서를 한 번에 정리 해주는 느낌이다.  

 

"교토와 교토 사람들은 자부심이 드높았지만 동시에 겸손했고, 개인주의자이되 공동체의 조화를 존중했습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루지만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기를 거부했고, 일견 차분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단호하고 강인했습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깍쟁이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지켜나갔고,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타인을 향한 예의를 중시했습니다. 성실하게 노력하지만 결코 무리하지는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스스로 만들어 갔고, 끝없는 욕망보다는 정제하는 자기만족을, 겉치레보다는 본질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갔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제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인간상에 가깝습니다." 

 

이번에는 여행자들이 가는 관광지보다는, 저번 여행에 이어 한번 더 보고 싶은 곳 또 예쁜 골목들을 위주로 돌아다닐 계획이다. 이  책 외에도 이다혜 작가의 <교토의 밤 산책자>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교토 편>을 참고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