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된 책인지 리디북스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이 책은 2년 전 한인타운의 중고 서점에서 구입했다. 미리 알아보고 구입한 책이 아니라 경영/경제쪽 책들을 둘러보다가 몇페이지를 읽어보고 구입했던 거 같다.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내 사업을 시작하고 많은 책들을 읽었다. 회사 다닐 때는 몰랐던 일이 참 많았구나 하는 생각에 좌절했지만, 실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무조건 책을 읽었다. 외롭고 무너지는 시간마다 책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거 같다. 아직도 그렇지만.
청나라 말기의 최고 상인 호설암의 에피소드와 거기에서 나오는 101가지 교훈을 담은 책인데,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지켜져야 하는 상인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잊지말고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겠다는 생각에 리뷰를 써본다.
호설암이 살았을 때도 그가 보기엔 시대가 너무 급변하고있다고 느꼈을까. 청나라 말기의 엄청난 정치 경제적 변화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고 지금 나에겐 닥치지 않았지만 책 속의 메세지는 굳건하다.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지금 시대와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예측하기 어렵나라고 묻는다면 답은 없다. 청나라 말기의 약국 호경여당과 지금의 인터넷 사업들을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담겨있는 철학은 놀랍게도 비슷한 거 같다.
03 호설암은 언제나 진지하게 맡은 바 일에 충실한 사람처럼 대단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예 안 한다면 모를까 한 번 하기로 작정했으면 끝까지 제대로 해내야 한다. 실패와 성공은 그 다음의 문제다.
04 큰 성공을 거두고 싶은 사람은 보통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인내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큰 일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수많은 장벽과 만나게 되고 그만큼 고통지수도 높다.
05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돈벌이가 되는 길을 찾아내고, 거기서 기회를 포착할 줄 아는 안목이다.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각종 정보에 눈과 귀를 모으고, 그렇게 들어온 정보를 판별하여 내 것으로 소화시켜야 한다.
08 따라서 현재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필요하고 주변인들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정보교환이 필수적이다. 그는 언제나 귀를 열어 두고 참모들의 말을 들었으며, 어떤 사소한 판단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자신이 믿고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도 없이 추진하는 힘, 여기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담백함, 이런 정신이야말로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무기일 것이다.
10 사업 규모가 작을 때는 눈치와 감각만으로 결정을 내리거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규모가 커지면 그러한 단순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배움이 많아질수록 생각이 깊어져 사업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특히 서양 상인들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그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일에만 집착하지 않고 동양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음악이나 미술에도 조예가 깊은 것을 목격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호설암은 청년시절까지만 해도 까막눈에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틈틈이 글을 익히고 동서고금의 책을 섭렵하면서 스스로 지혜를 쌓아나갔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중년 이후의 그는 매우 겸손하고 지식이 깊은 사람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그와 잠시라고 대화를 나눠본 사람은 끝없이 자신을 낮추며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호설암에 놀라곤 했다. 호설암은 배움을 게을리 해선 안 되는 동시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현실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래란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지 현실을 외면한 채 장밋빛 미래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찾아오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11 기회란 결코 요란한 발걸음으로 달려오지 않는다. 기회란 그것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는 순간 날아간다는 사실을 잊지말라. 하나의 결정을 내릴 때 최대한 심사숙고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만, 한번 결정을 내렸다면 추호도 흔들리지 말고 밀어붙이는 태도가 성공하는 사업가를 만든다.
12 많은 경험과 주변 상황을 두루 살피는 섬세함이 축적되어야 제때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14 일을 하려고 결심했으면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현재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편이 더 낫다. 따라서 최대의 관건은 내가 먼저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자세이다.
15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언제든 기회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 기회는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몫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기회가 올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라, 단,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 또한 버려서는 안 된다.
37 출발을 비록 화려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때를 기다리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렸던 젊은이는 나중에 아주 착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
38 용서하면 살 길이 생기고, 남을 해치면 눈앞에 높은 담이 쌓인다.
39 인맥을 구축한다는 것은 마음을 연다는 것이고, 그렇게 열린 마음 안에 모든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41 반나절은 나를 위해, 나머지 반나절은 친구를 위해 고심하라.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하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42 참다운 인간관계는 미래를 꿈꾸는 사업가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44 당장 눈앞의 이익에 좌우되면서 그때그때 표정을 바꾸는 사업가는 결국 눈앞의 이익에 노예가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는 큰 상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호설암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45 설령 자신이 곤경에 빠질지언정 신의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7 적을 만드는 것도 동지를 만드는 것도 다 나하기 나름이다. 사업의 세계에서 경쟁을 벌이다 보면 적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적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48 호설암은 절강성의 실력자들은 물론이고 각지의 최고 권력자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그러한 인간관계를 사업에 적극 활용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행동하여 남의 시기심을 부추기는 일은 절대하지 않았다.
49 호설암은 항상 원만한 처세를 강조했다. 스스로를 엄격히 단속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원만함, 그것이 호설암이 말하는 원만한 처세였다.
51 사업가가 누구에게나 마음의 문을 열고 지낸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그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그리하며 언젠가는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조치를 취한다는 뜻이다. 호설암은 하층민들을 상대할 때 거만하지 않았던 것도 똑같이 고위층을 대할 때도 비굴하지 않았다.
56 사업가는 매사에 자신의 발걸음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때로는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용기도 필요하고, 비단이 깔린 편안한 길도 외면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68 멀리 바라볼 줄 아는 경영자라면 자기 회사 또는 자기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에 온 힘을 쏟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69 사업이란 마을을 파는 일이라고 했는데, 이는 달리 말하면 이미지를 파는 일이기도 하다.
82 자신의 세력을 넓히는 일에 잠시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 항상 눈을 부릅뜨는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
83 토끼를 아끼다가는 이리를 잡을 수 없다.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우선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 멀리 내다보고, 크게 생각하라.
84 호설암은 때로는 손해를 보는 것이 곧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어차피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기면 철저히 손해를 보면서 남에게 큰 선심을 쓰곤 했다. 일을 한 번 벌였으면 설령 손해가 있더라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한번 믿었으면 설령 당장은 그로 인해 손실이 있더라도 끝까지 믿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손해를 통해서 최후에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86 위기의 순간일수록 정공법을 택하라. ..얼마 뒤 사람들은 '좋은 물건은 결코 쌀 수가 없다'는 이치를 점차 깨닫게 되었다. 믿을 만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울 수 있을 때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88 원칙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도 있지만 변화를 꾀해야 할 원칙도 있다.
90 호설암은 당대 최고의 상인으로 추앙을 받으면서도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상대가 어느 위치에 있는 누구든지 자신의 사업 파트너로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을 지켰다.
100 두 가지 또는 여러가지 일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면 일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잘 분별해내야 한다.
101 매사를 치열한 싸움을 통해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싸우지 말고 이겨라. 싸움없이 적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택하는 사업가야말로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현재 나에게 필요한 말들을 옮겨보았다.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고 나의 내공이 되었으면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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